KoreaTV.Radio 제임스 유 기자 | 연방준비제도가 인플레이션을 판단할 때 중시하는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가 지난달 예상보다 크게 올랐다. 미 경제통계국은 24일 1월 PCE 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5.4%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시장의 전망치(5.0%)를 넘어섰을 뿐 아니라, 지난달(5.3%)보다 상승폭이 더 커졌다. 4개월 만에 오름세로 돌아선 것이다. 전월 대비로는 0.6% 올라 지난해 6월 이후 상승폭이 가장 컸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PCE 물가 상승률도 4.7%로 전문가 예상치(4.3%)를 뛰어넘었다. 전월(4.4%)보다도 반등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진정된다고 여겨졌던 인플레이션이 다시 불붙고 있다는 신호로, 미 연준의 긴축 속도가 다시 빨라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했다.
미국 물가 추이를 말할 땐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자주 거론하지만, 연준은 근원 PCE 물가를 인플레이션을 가늠하는 지표로 삼는다. PCE 물가는 CPI에 비해 더 광범위한 품목을 집계하고, 경제 환경에 따라 각 항목 가중치를 더욱 민감하게 조정한다. 연준의 물가 상승률 목표치는 2%로 PCE 근원 물가 상승률은 연준의 목표치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PCE 물가 상승률이 둔화될 것이라는 예상과 정반대로 오히려 상승하면서 올 들어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섰던 연준이 다시 긴축의 고삐를 조일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해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까지 밟을 정도로 가파르게 기준금리를 올렸던 연준은 지난 1일 기준금리 인상 폭을 0.25%포인트로 낮췄었다. 당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인플레이션 둔화)을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하면서 연준의 긴축 기조가 약해지리라는 기대감에 증시가 상승했었다.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우려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다시 끌어올릴 경우 한국엔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미 한국을 넘어선 미국 금리와의 역전 폭이 더 벌어질 수 있어서다. 미 금리가 한국보다 지나치게 높으면 안전하면서도 수익률까지 좋은 미국으로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갈 우려가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23일 기준금리 결정 회의에서 “물가 추이를 지켜보겠다”며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4.5~4.75%로 한국보다 1.25%포인트 높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