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0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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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의 ‘타이태닉호’ 보려다..억만장자 탄 심해 잠수정 실종

영국 억만장자 등 5명 탑승...미 해안경비대, 수색 나서
“사나흘 버틸 산소만 있어”...1인당 25만불 초고가 상품

 

KoreaTV.Radio Steven Choi 기자 |   111년 전 침몰한 호화 대형 여객선 타이태닉호의 잔해를 구경하는 관광용 심해 잠수정이 실종돼 미국 해안경비대가 수색에 나섰다. 이 잠수정에는 억만장자 사업가 등 5명이 타고 있으며, 내부에는 사나흘 정도 버틸 수 있는 산소만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AP통신에 따르면, 보스턴 해안경비대는 실종된 잠수정을 찾기 위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잠수정에 탑승한 관광객과 승조원은 5명으로 알려졌다. 해안경비대에 따르면 이 잠수정은 18일 아침 물밑으로 내려간 이후 약 1시간45분 뒤 연락이 두절됐다.

이 잠수정은 통상 나흘간 쓸 수 있는 산소를 채운 뒤 잠수에 나서는 것으로 파악됐다. 해안경비대 관계자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현시점에서 70~96시간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한 항공기 2대와 잠수함, 수중 음파 탐지기 등을 동원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수색 지역이 멀어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수색 지역은 미 매사추세츠주 케이프코드 해안에서 동쪽으로 약 900마일(1448㎞) 떨어진 곳이다. 캐나다 해군과 민간 업체들도 구조 작업을 돕고 있다.

 

 

이 잠수정은 미국의 해저탐사 업체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 소유다. 8일 동안 해저 협곡과 타이태닉호 잔해 등을 둘러보는 이 업체의 투어 비용은 1인당 25만달러(약 3억4000만원)부터 시작한다. 한 번 잠수할 때마다 8시간가량이 소요된다. 이번에 실종된 잠수정은 업체가 2021년 타이태닉호 투어를 시작한 이후 세 번째 출항이었다.

실종자 중에는 영국 국적의 억만장자 사업가이자 탐험가인 해미시 하딩(58)이 포함됐다. 하딩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에 본사를 둔 민간 비행기 회사 ‘액션항공’ 회장이다. 지난해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세운 민간 우주기업 ‘블루 오리진’을 통해 우주여행을 하기도 했다. 스카이뉴스에 따르면 프랑스 국적의 잠수정 조종사 폴 앙리 나르젤렛,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의 최고경영자(CEO) 스톡턴 러시도 잠수정에 탔다.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은 성명을 내고 “모든 자원을 동원해 잠수정을 찾고 있다. 탑승자의 무사 귀환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막대한 비용과 위험을 수반하는 ‘익스트림 투어’가 새로운 경험에 큰돈을 지불할 능력과 의사가 있는 부유층 사이에 인기를 얻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타이태닉호 탐사뿐만 아니라 멕시코의 백상아리 수영 투어, 뉴질랜드의 활화산 보트 투어 등 종류도 다양하다. 이 분야에서 가장 비싸고 위험한 투어로는 우주비행이 꼽힌다. 안전 컨설팅과 사전 훈련 등을 수반하기 때문에 비용이 치솟을 수밖에 없다.

타이태닉호는 1912년 영국에서 미국 뉴욕으로 향하던 중 빙하에 부딪혀 침몰했다. 이 사고로 15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후 73년 만인 1985년 캐나다 뉴펀들랜드 해안에서 남쪽으로 약 600㎞ 떨어진 해저에서 잔해가 발견됐다. 1997년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와 케이트 윈즐릿 주연의 <타이타닉>으로 영화화돼 흥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