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07 (수)

닫기

의사-의사, 교수-교수…미국서도 '끼리끼리' 결혼

미국 의사 5명 중 1명은 배우자가 의사
교수·법조인 등 고학력 동종직업 많아

 

KoreaTV.Radio 제임스 유 기자 | 미국에서 같은 직업끼리 결혼하는 비율이 가장 높은 직업군은 '의사'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그다음으로는 '교수' 비율이 높은 등 고학력자의 동종 직업 내 결혼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가 최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의사들은 18.5%가 의사와 결혼해 동종 직업 내 결혼 비율이 가장 높았다. 교수도 교수끼리 결혼하는 비율이 13.9%에 달해 식당·호텔 관리자와 함께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이어 ▲농장 관리자(13.3%) ▲법조인(13.0%) ▲치과의사(11.1%) ▲약사(11.1%) ▲소프트웨어 개발자(10.6%) ▲초등 교사(9.8%) 순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는 2012년부터 2021년까지 직업과 결혼 간 관계를 들여다본 결과다.

 

 

WP는 "고학력을 요구하는 직업이 상위권을 차지했다"면서 "길고 힘든 공부를 하는 게 로맨틱한 관계를 맺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인가. 아니면 공부 때문에 로맨틱한 관계는 없어지고, 우리에 갇힌 상태로 파트너를 찾을 범위와 기회가 제한되기 때문인가"라고 반문했다. 

WP는 의사들에게는 후자가 맞는 얘기인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의사 5명 중 1명꼴은 같은 직업을 가진 의사와 결혼했는데, 이는 대체로 30대 초반까지 의대 공부를 해야 한다는 점에서 미국인 남성의 결혼 적령기인 28∼30세와 겹친다는 것이다.

 

 

다른 직업과 결혼 비율 높은 직업, 소방관·경찰관

반면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과 결혼한 비율이 높은 직업은 소방관과 경찰관이었다. WP 조사에 따르면 소방관 중 9.7%는 간호사와 결혼한 것으로 나타났고, 초·중등 교사와 결혼한 비율은 6.8%였다. 또 경찰관이 초·중등 교사와 결혼한 비율은 5.9%, 간호사와 결혼한 비율은 5.8%였다.

WP는 이를 성비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소방관이나 경찰관은 남성 종사자가 많은 만큼 직업 밖에서 연인이 될 확률이 높으며, 이 가운데 여성 종사자가 많은 간호사나 교사와 결혼이 성사되곤 한다는 것이다.

또 '맞벌이 시대'임에도 여전히 외벌이 가정이 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성 종사자가 많고 육체노동 위주인 직업에서 그렇다고 WP는 전했다. 

실제로 군인은 직장에 나가지 않는 배우자를 둔 비율이 40%를 웃돌았다. WP는 직업의 특수성에 그 이유가 있다고 해석했다. 군인은 대체로 승진 시 다른 주나 나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으며, 일반적으로 육아 시기인 20∼30대 고된 근무를 해야 해 종종 군인의 배우자는 가족이나 친구와 떨어져 자녀를 돌봐야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미 국방부 대변인은 "군인 가족은 평균 2∼3년마다 다른 주로, 때로는 해외로 이주한다"면서 "경력 관리, 교육 지원금 등 배우자의 구직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제공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