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26 (목)

닫기

'바늘구멍' 영주권...‘가족, 취업이민 신청자 중 취득자 8%’ 취득

 

KoreaTV.Radio 제임스 유 기자 |  미국 영주권 취득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가족 및 취업이민을 통해 영주권을 신청한 이들 중 실제로 영주권을 취득하는 비율이 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많은 이민자들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연방 국토안보부(DHS)의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가족이민과 취업이민을 통한 영주권 신청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3년에는 약 450만 명이 영주권을 신청했으나, 이 중 약 36만 명만이 최종 승인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승인율이 약 8%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이 같은 현상은 특히 가족이민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족 초청 이민(Family-Sponsored Immigration)의 경우, 긴 대기 기간과 복잡한 절차로 인해 승인까지 수년이 걸리며, 취업이민(Employment-Based Immigration)도 높은 경쟁률과 추가 심사로 인해 승인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가족이민은 미국 내 영주권자 또는 시민권자가 해외에 있는 가족을 초청해 함께 거주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다. 하지만 초청 가능한 가족 범위가 제한적일 뿐 아니라, 국가별 쿼터 제한으로 인해 특정 국가 출신의 신청자들은 수십 년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멕시코, 필리핀, 인도와 같은 국가에서 신청한 가족이민 신청자들은 대기 시간이 평균 20년을 넘어서기도 한다.

 

한인 사회에서도 가족이민을 통해 부모나 자녀를 초청하려는 이들이 많지만, 대기 시간이 지나치게 길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많다. 한국에서 가족 초청 이민을 신청한 김모 씨는 “부모님을 모시고 싶어 신청했지만, 최소 15년 이상 걸린다는 이야기를 듣고 포기했다”고 말했다.

 

취업이민은 미국 내 경제적 기여도가 높은 기술 인력이나 투자자들에게 제공되는 영주권 경로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고급 인재 유치를 강조하며 심사 기준이 높아졌고, 승인율은 급감했다. 특히 EB-3(숙련직) 및 EB-4(특수이민) 카테고리는 과거에 비해 승인율이 크게 줄어들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도입된 이민 심사 강화 조치가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완전히 철회되지 않아, 이민자들은 추가 서류 요청(RFE)과 같은 절차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이민법을 전문으로 하는 변호사 박모 씨는 “취업이민 신청자의 경우, 서류 심사 과정에서 세부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반려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민 전문가들은 미국의 이민 정책이 장기적인 경제 및 사회적 요구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는 미국에서 젊고 유능한 이민자 유입은 필수적이지만, 현행 정책은 오히려 이민을 제한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이민 전문가는 “이민 정책이 과거의 국가 안보 중심에서 벗어나 경제 성장과 다양성을 고려한 접근으로 변화해야 한다”며 “가족이민 쿼터 확대와 취업이민 심사 기준 완화가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