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oreaTV.Radio 김재권 기자 | 올해 노벨평화상은 독재에 맞서 위험 속에서도 민주주의의 근본 가치를 옹호해온 베네수엘라의 여성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58)에게 돌아갔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베네수엘라 국민의 민주적 권리를 증진하고 독재 체제를 평화적으로 민주주의로 전환하기 위해 투쟁한 공로로 마차도를 2025년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1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마차도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철권통치에 맞서 자유로운 선거와 대의 민주주의 제도를 부르짖고 있는 정치인이다.
그는 2024년 마두로 대통령의 대항마로 대권에 도전했으나 정적들에 대한 탄압 속에 선거에 나서지 못했다.
마두로 정권의 폭압 때문에 야권 지도자들은 거의 모두 국외로 탈출했으나 마차도는 베네수엘라에 남아 은신하며 민주화 운동을 지속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노벨위원회도 "지난 한 해 동안 마차도는 은신 생활을 해야 했다"며 "생명에 대한 위협이 심각한데도 그는 자국(베네수엘라)에 남아 있었으며 이 선택이 수백만 명에게 영감을 줬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이유로 노벨위원회는 마차도에 대해 "용감하고 헌신적인 평화의 수호자"라며 "짙어지는 암흑 속에 민주주의의 화염이 계속 타오르도록 한 여성"이라고 평가했다.
![<p>2025년 노벨평화상 영예를 안은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EPA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p>
2025년 노벨평화상 영예를 안은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EPA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http://img1.yna.co.kr/photo/etc/epa/2025/10/10/PEP20251010199201009_P4.jpg)
특히 노벨위원회는 "마차도가 민주주의의 도구가 평화의 도구이기도 함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마차도 덕분에 시민의 기본권이 보호되고 시민의 목소리가 전해지며 다른 미래를 향한 희망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노벨위원회는 "총알(bullets)보다 투표용지(ballots)를 선택한 것"이라는 마차도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그가 요구한 자유선거가 한때 분열했던 베네수엘라 야권을 통합할 수 있었고 이 과정에서 마차도가 통합의 핵심적 상징이 됐다고 설명했다.
마차도의 노벨평화상 수상은 권위주의 확산과 함께 민주주의 규범이 흔들리는 현재 지구촌에 노벨위원회가 보내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노벨위원회는 "민주주의는 지속적인 평화의 전제조건"이라면서 "그러나 우리는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점점 더 많은 권위주의 정권이 규범에 도전하고 폭력에 의존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국민에 대한 베네수엘라 체제의 억압은 세계에서 유일한 게 아니다"며 "우리는 통치자들이 법치를 유린하고 자유로운 언론에 침묵을 강요하며 사회를 권위주의 통치, 군사화로 몰아붙이는 이런 똑같은 추세를 세계적으로 목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벨위원회는 권위주의자들이 권력을 장악할 때 일어나서 저항하는 용감한 자유 수호자들을 인정하는 것은 중요하다며 마차도 수상에 더 넓은 상징적 의미를 부여했다.
마차도는 자신이 수상자가 됐다는 소식을 듣고 "충격 받았다. 이게 무슨 일인가? 믿을 수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고, 노벨위원회와의 통화에서는 "우리는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