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1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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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권당국,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 미국법인 조사"

계열 시장조성자 매매 참여 사실 적절히 공시했는지 살펴봐

미국 증권당국이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의 미국 내 거래소와 여기서 시장조성자 역할을 하는 두 트레이딩 회사 간 관계를 조사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식통을 인용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바이낸스 미국 법인인 '바이낸스.US'가 트레이딩 회사인 '시그마체인', '메리트피크'와 관계를 고객들에게 어떻게 공시했는지를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그마체인과 메리트피크는 바이낸스.US에서 시장조성자로서 가상화폐를 매매하고 있다.

시장조성자는 원활한 거래를 위해 매수·매도 주문을 내 일반 투자자의 거래 상대방이 돼 주는 기관을 말한다.

바이낸스.US는 계열 시장조성자가 자사 플랫폼에서 거래에 참여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만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공시했을 뿐 구체적인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다.

SEC는 시그마체인과 메리트피크가 바이낸스.US의 계열사라고 보고 양사에 대한 정보를 요구했다.

회사 서류에 따르면 바이낸스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자오창펑이 지난해 후반까지만 해도 이 두 회사를 지배하고 있었다.

자오창펑은 바이낸스와 바이낸스.US의 최대주주다.

통상 한 거래소의 계열사가 이 거래소에서 시장조성자로서 매매하면 거래 관련 정보를 미리 입수해 부당 이득을 누릴 소지가 있다.

SEC는 이런 취지에서 그동안 계열사가 매매에 참여하고 있음을 공시하지 않은 거래소들에 대해 제재를 해왔다.

바이낸스.US의 전직 임원들에 따르면 시그마체인과 메리트피크는 바이낸스.US가 2019년 출범한 이후 얼마 안 돼 바이낸스.US에서 매매를 시작했으며, 바이낸스.US의 법무·준법감시팀은 두 회사가 어디서 자금을 끌어오는지 잘 알지 못해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낸스.US는 이번 보도에 대해 언급을 거절했다.

바이낸스 대변인은 바이낸스가 비상장사로서 기업 구조와 같은 구체적인 내용을 공시할 이유가 없고 다만 당국이 요청한 자료를 공유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