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 과정 상당부분 자동화…작가 노동악화 해소 기대
웹툰의 제작 과정 상당 부분을 자동화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이 개발되고 있어 웹툰업계의 고질적인 노동악화 문제를 해소하는 실마리가 될지 주목된다.
1일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따르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지난해부터 웹툰 자동 생성기술인 '딥툰'(DeepToon)을 개발하고 있다.
이 기술은 웹툰 제작 과정 중 그림 선 다듬기, 채색, 배경 그리기 등 비교적 단순하지만, 시간과 노동력이 많이 소요되는 작업을 컴퓨터가 수행토록 해 생산성을 높이는 내용이다.
작가가 시나리오를 짜고 작품 초고인 스케치를 입력하면 인공지능 딥러닝(Deep Learning·기계 자체 학습) 기반 시스템이 기존 작품으로 학습한 정보를 활용해 나머지 제작과정을 처리하는 식이다.
작가와 비전문가가 쉽고 빠르게 웹툰을 제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게 목적이다.
'클립 스튜디오' 등 현재 작가들 사이에서 널리 사용되는 만화 제작 프로그램들도 생산성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작가의 수고 없이는 구동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딥툰과는 차이가 있다.
연구원은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문화기술 개발사업을 수주받아 딥툰 개발을 시작했다. 2024년까지 3년간 3단계에 걸쳐 완성하는 게 목표다.
진흥원은 단계별로 완성된 딥툰의 사용 만족도를 조사해 부족한 점을 보완할 수 있도록 작가·지망생들을 연구원에 연결해주며 지원하고 있다.
연구원과 진흥원은 딥툰이 완성되면 웹툰 제작 과정에서 노동악화 문제를 해결하고 산업 발전을 가속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웹툰 시장은 연간 거래액이 1조원을 넘어설 정도로 성장했다. 수요가 폭증하고 있지만, 제작 과정은 여전히 수작업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작가들의 노동 시간은 길어진 반면 휴식 시간은 줄어들었다. 작가들은 급기야 건강이 악화하면서 창작 활동에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1년 웹툰 작가 실태조사'에 따르면 작가 710명 중 대다수인 85%가 웹툰 창작활동이 어려운 이유로 '연재 마감 부담·휴식 부족', '과도한 작업으로 정신적·육체적 건강 악화'를 꼽았다.
하지만 딥툰이 개발되면 작가들의 수작업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비전문가도 쉽게 양질의 작품을 생산할 수 있다. 딥툰이 업계의 관심을 끄는 이유다.
연구원 관계자는 "시범 사용자 85%가 만족할만한 수준으로 기술 개발을 완료하는 게 목표"라며 "딥툰이 완성되면 민간 전문업체 등을 통해 더욱더 개선되고 발전해 상용화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진흥원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작가·지망생 등 100명을 대상으로 1단계 딥툰 사용 만족도를 조사했는데 상당수로부터 관심을 얻으며 "보완할 부분이 있지만 좋은 시도"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