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2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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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태극기 들고 '3·1절 만세'…"한판승 쐐기 큰그림 시작"

"'독립운동하면 삼대 망하고 친일하면 삼대 부자' 소리 못나오게 해야"

김구 증손자도 연단서 애국심 자극…명동총력전, 사전투표 장소 서울로 변경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3·1절을 맞은 1일 서울에서 막판 총력전에 나섰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초박빙인 상황에서 서울이 승패의 캐스팅 보트를 쥔 최대 승부처라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명동 눈스퀘어에서 약 2시간 동안 집중 유세를 펼쳤다. 이 후보의 연설 시간만 70분을 넘겼다.

민주당이 전날부터 온·오프라인에서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명동 유세 참여를 독려하면서 명동 일대는 일찌감치 이들이 든 파란색 풍선과 태극기로 가득 찼다. 민주당은 참여 인원이 1만6천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환호 속에 등장한 이 후보는 명동을 "위기극복과 경제부흥,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곳"이라면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금모으기가 시작됐고 사시사철 해외 관광객이 번영하는 대한민국의 상징이었다"고 설명했다. 본인과 동명이인인 독립운동가 이재명 의사가 1909년 이완용을 피습한 곳이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지지자에게 인사하는 이재명 대선후보
지지자에게 인사하는 이재명 대선후보(서울=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일 서울 명동에서 열린 '3·1정신으로 여는 대한민국 대전환!' 서울집중유세에서 지지자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2022.3.1 [국회사진기자단]

이어 "명동은 민주화 운동의 심장부"라면서 "1997년 김대중 후보, 2002년 노무현 후보가 마지막 유세를 했던 곳이 이 곳이다.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섰다. 이 곳에서 한판승 쐐기를 박는 승리의 큰 그림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3·1절임을 감안해 애국 정서를 강하게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양복 차림으로 연단에 선 이 후보 뒤편에는 초대형 태극기가 내걸렸다. 이 후보는 이날 양손에 각각 작은 태극기를 든 채 만세 자세를 취하며 흔들기도 했다.

이 후보는 "'독립 운동하면 삼대가 망하고 친일하면 삼대가 부자더라' 이런 소리가 절대 못 나오게 해야한다"면서 "대통령이 되면 애국지사들이 국가에 헌신한 것이 결코 나와 내 후손에 손실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게 보훈정책을 확실히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연설 종료 후에는 민주당 선거대책위에 영입된 백범 김구의 증손자 김용만 씨와 함께 태극기를 든 채 '대한독립 만세'를 외쳤다. 이 후보는 즉석에서 '대한독립 만세' 6행시를 하기도 했다.

김 씨는 앞선 찬조 연설에서 국민의힘 윤 후보의 '일본군 한반도 유사시 개입' 관련 발언을 "일본군 군화 소리에 악몽을 꾸고 치를 떠는 분들에게 이런 토론에서의 말 한마디조차 큰 상처가 된다"고 비판하며 이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이재명 대선후보, '3·1정신으로 여는 대한민국 대전환!'
이재명 대선후보, '3·1정신으로 여는 대한민국 대전환!'(서울=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일 서울 명동에서 열린 '3·1정신으로 여는 대한민국 대전환!' 서울집중유세에서 지지자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2022.3.1 [국회사진기자단]

이 후보는 명동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어려움을 겪는 대표적인 상권이라는 점을 감안해 "민생회복 100일 프로젝트를 확실하게 실행해 이번 여름이 가기 전 일상 회복과 경제 회복을 확실하게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유세에는 민주당의 서울 지역구 의원들이 총출동했고 최근 복당한 원로 권노갑 전 의원과 '노사모' 전국대표를 지낸 배우 명계남,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배우 이원종·박혁권 등이 찬조연설자로 나섰다.

배우 명계남은 "민주시민 여러분, 산 채로 가죽이 벗겨져 건진법사의 제물이 되지 않기 위해, 윤석열 검사에 밟히지 않기 위해 우리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한 표라도 마지막까지 긁어와 승리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민주당이 대선을 8일 앞두고 이 같이 화력을 집중한 데는 그만큼 서울이 막판 최대 승부처로 부상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우상호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은 앞서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이 후보가 현재 서울에서 약 4∼5% 정도 뒤지고 있다고 본다"면서 "그럼에도 전체 여론조사에서 박빙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면 서울에서 이기면 이 선거를 이길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가 오는 4일 사전투표 장소를 경기 성남에서 서울로 변경한 것도 '서울 총력전'에 따른 것이다.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으로 잠행 중인 배우자 김혜경 씨는 사전투표에 동행하지 않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