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2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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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가 들썩들썩 '아기상어' 15초의 마법…"1천억 뷰 꿈꿔요"

'100억 뷰 일등공신' 더핑크퐁컴퍼니 박한솔 유튜브스튜디오 실장

"어린이 시선 15초 안에 사로잡는 게 포인트"…올해 인도시장 진출 목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라고 해서 어느 것 하나 소홀하게 하는 게 없어요. 누가 봐도 재밌고 완성도 높은 콘텐츠가 가장 큰 힘이죠."

유튜브 최초로 조회 수 100억 회를 달성한 '핑크퐁 아기상어 체조'(Baby Shark Dance) 콘텐츠의 일등 공신, 박한솔 더핑크퐁컴퍼니 유튜브스튜디오 실장은 전 세계적인 인기 비결을 이렇게 설명했다.

지난 10일 서울 서초구 더핑크퐁컴퍼니 사무실에서 만난 박 실장은 "내 손길이 닿은 콘텐츠가 유일무이한 대기록을 세웠다는 사실이 아직도 실감 나지 않고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박 실장은 2014년 입사해 핑크퐁 동요동화 콘텐츠, 셀러브리티 컬래버레이션 콘텐츠 등을 기획·개발해왔다. '핑크퐁 아기상어 체조'는 박 실장이 두 번째로 맡은 프로젝트이다.

'베이비 샤크 뚜루루∼'라는 중독성 있는 후렴구와 따라 하기 쉬운 안무가 돋보이는 이 영상은 2016년 6월 공개된 이후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2020년 11월 전 세계 유튜브 조회 수 1위에 등극했다.

지난달 13일에는 누적 조회 수 100억 뷰를 돌파하며 유튜브 사상 최초의 기록도 세웠다.

유엔인구기금(UNFPA)이 최근 발표한 전 세계 인구(약 78억 명) 수를 훌쩍 뛰어넘은 수치로, 누적 재생 시간을 모두 합치면 약 4만3천 년. 구석기 시대부터 현재까지 이르는 시간에 달한다.

박 실장은 "체조 콘텐츠는 처음으로 실사로 진행한 것이라 고민이 많았다"며 "어떤 배우를 섭외할지, 아이들이 어떻게 하면 더 쉽게 따라 할 수 있을지 기획하고 조율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회상했다.

더핑크퐁컴퍼니의 박한솔 유튜브스튜디오 실장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15초의 마법'에 집중한 그의 선택은 주효했다.

박 실장은 "기획할 때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처음 15초 안에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자'는 것"이라며 "모든 콘텐츠 시작에 들어가는 '핑크퐁' 사운드와 8초 분량의 애니메이션도 도움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핑크퐁 아기상어 체조'를 비롯한 다양한 영상이 꾸준히 사랑받는 데 대해 "아기상어의 절묘한 반복, 귀에 맴도는 멜로디가 맞아떨어져 아이들부터 어른들까지 같이 즐길 수 있는 재미 포인트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오랜 고민과 회의를 거듭해 기획안을 내놓고 이를 결과물로 선보이기까지 짧게는 6개월, 길게는 그 이상이 걸리는데 모든 과정의 중심에는 아이들이 있다고 박 실장은 강조했다.

그는 "콘텐츠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마음가짐은 아이들을 위한 것이라는 생각"이라며 "자칫 잘못된 가르침을 줄까 봐 띄어쓰기 자막 하나까지도 국립국어원에 전화해서 물어보고 만든다"며 웃었다.

온종일 아이들을 생각하다 보니 의도하지 않은 '직업병'도 있다.

"키즈 카페나 식당에 가면 아이들이 있는 테이블을 봐요. 어떤 영상을 보는지, 어떤 포인트에서 다른 영상으로 넘기는지 유심히 관찰하죠. 아이에게 '핑크퐁' 영상을 보여주면서 가족 모두가 평화롭게 식사하는 모습을 볼 때는 뿌듯하기도 합니다."

회사의 모든 유튜브 콘텐츠를 기획·개발하는 박 실장의 역할은 최근 더욱 중요해졌다.

올해 초 회사는 '스마트스터디'에서 '더핑크퐁컴퍼니'로 사명을 바꾸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유·아동 교육 기업을 넘어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문화 콘텐츠를 제공하는 '패밀리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뜻에서다.

핑크퐁 유튜브 영어 채널의 '루비 버튼'

이를 위해 더핑크퐁컴퍼니는 3D 아기 캐릭터를 중심으로 가족 이야기를 풀어내는 1∼3세 대상 애니메이션과 4∼6세 대상 2D 가족 코미디 애니메이션 등을 준비하며 차세대 먹거리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박 실장은 "'아기상어'를 보고 자란 아이들이 커서도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넥스트 지적재산(IP)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며 "1020 세대를 대상으로 K팝 요소를 더한 콘텐츠도 기획 중"이라고 전했다.

서비스 지역을 넓히는 것도 주요 과제 중 하나다.

핑크퐁의 유튜브 영어 채널은 지난해 6월 구독자 수가 5천만 명을 넘어서며 '루비 버튼'을 받았다. 올해는 아시아권에서는 인도 시장, 남미·유럽 지역에서는 스페인어·포르투갈어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박 실장은 "올해 중순 힌디어를 서비스하는 유튜브 채널을 오픈할 예정"이라며 "기존 콘텐츠를 번역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해당 문화권에서 인기 있는 콘텐츠와 재미 요소를 개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애니메이션 시리즈 '베이비샤크 빅 쇼'(Baby Shark's Big Show!) 시즌 2 제작 등을 언급하며 "(아기상어 등의) IP 힘이 유지되면 100억 뷰를 넘어 1천억 뷰도 목표로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핑크퐁 유튜브 채널은 국경과 언어를 초월한 우리 모두의 동심(童心)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앞으로도 즐거움 그 이상의 감동으로 전 세계를 춤추고 웃게 만드는 콘텐츠를 보여드릴게요." (웃음)

100억뷰 돌파한 "베이비샤크 뚜루루뚜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