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TV.Radio Steven Choi 기자=라스베이거스 | 5일 공식 개막한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3'은 '라스베이거스 오토쇼'로 불리던 과거 명성을 되찾고 모든 가전의 정점 구조에 안착한 모습이다.
모빌리티(이동수단)가 부문을 가리지 않고 모든 최신 기술이 총집합한 영역으로 떠오른 만큼 CES의 중심으로 확고히 자리잡은 분위기다.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자신들이 지향하는 자동차의 미래상과 최신 기술을 담은 모델을 앞다퉈 공개하며 참가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수많은 자동차 부품업체는 물론 IT업체, 심지어 빅테크까지 가세해 전동화와 자율주행 등 모빌리티의 미래를 구현할 '신기술 자랑'에 여념이 없었다.
이번 CES에서 벤츠는 종전에 선보인 전기 콘셉트카 '비전 EQXX'를 또다시 부스에 등장시켜 참가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1회 충전에 1천200㎞를 달리고 1kWh(킬로와트시)당 약 12㎞의 전비를 자랑하는 모델로, 개막 첫날 벤츠 부스의 비전 EQXX 주변에는 인파가 종일 줄지 않을 만큼 큰 인기를 끌었다.
BMW i 비전 '디'(Dee)로 불리는 중형 전기차 세단은 자동차를 단순한 이동수단 이상의 존재로 끌어올리겠다는 자동차 업체들의 열망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모델이다. 운전이라는 행위에 즐거움과 편안함을 주는 것을 넘어 인간과 교감하는 존재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전날 행사에서 청중의 눈길을 끈 요소 중 하나는 디 모델의 '표정 변화'다.
음성 인식이 가능한 디 모델은 전조등과 BMW 특유의 키드니 그릴을 변화시켜 기쁘거나 놀라는 등 인간의 표정과 유사한 형태를 만든다. 공상과학 영화나 드라마 등에 등장하는 '인간적인 기계' 반열에 자동차를 올려놓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날 개막과 함께 부스를 공개한 메르세데스-벤츠는 친환경 모빌리티를 향한 전환 추세에 속도를 내고자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지역에 따라 최고 350㎾의 고출력 충전이 가능한 네트워크를 올해 북미부터 구축해 2030년까지 전세계 1만대 이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아울러 반(半)자율주행 상태에서 전방의 저속 차량까지 추월하고, 추월 후에는 본래 차선으로 복귀시키는 자동 차선변경 기능을 올해 북미 시장에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애플 뮤직·유니버설 뮤직·돌비와 협업해 음향시스템 수준을 끌어올리는 등 차량 내 엔터테인먼트 기능도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푸조, 크라이슬러 등 14개 브랜드를 보유한 스텔란티스도 탑승자의 편의를 극대화하는 기술을 총집합한 전기 콘셉트카 '푸조 인셉션', 1회 충전에 800㎞를 달리고 각종 운전자 지원기능을 탑재한 전기 픽업트럭 '램 1500 레볼루션 콘셉트'를 선보이는 등 친환경 전동화에 대한 의지를 내보였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까지 자동차 내 각종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에 뛰어드는 가운데 볼보는 구글과 협업해 고정밀(HD) 지도 기술을 탑재한다고 발표했다. 차선, 표지판 정보 등 데이터를 토대로 원거리 도로 상황까지 미리 파악해 운전자 지원시스템(ADAS)을 향상시키는 기술이다.
자동차 부품사들의 분투도 관심거리다. 일개 부속품을 만드는 차원을 넘어 자율주행 솔루션 등 모빌리티의 핵심을 담당하는 분야에서 입지를 세우고자 저마다 최신 기술을 글로벌 무대에 선보였다.
현대자동차그룹의 대표선수 격으로 CES에 참전한 현대모비스는 '통합 플랫폼 전문기업'으로 변모하겠다는 목표를 담아 전동화 자율주행 콘셉트카 '엠비전 TO'를 공개했다.
4개 바퀴가 각각 조향장치와 제동장치를 탑재해 독립적으로 구동되는 엠비전 TO는 과거 공상과학 영화에나 나왔을 법한 평행이동·제자리 회전 등 현란한 개인기를 선보여 큰 관심을 끌었다.
현대모비스는 반도체 기업 퀄컴과 협업해 고성능 반도체를 공급받아 자율주행 통합제어기를 개발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글로벌 부품사 콘티넨탈도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암바렐라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ADAS 및 자율주행을 위한 AI 기반 솔루션을 공동 개발하겠다고 밝혔다.